분명히 어떤 책에서 읽은 것이 확실한데 그 책이 무엇이었는지, 어느 부분이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 구절을 인용하고 싶은데 다시 찾을 길이 막막하다. 인터넷으로 몇몇 단어를 검색해봐도 그 구절이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나뿐이었는지 도움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매던 바로 그 구절을 발견했다.
종종 기술 혁신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희소성을 창조할 것이다. 특정한 작업을 위하여 이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사물들이 이제는 필수적인 자원이 된다. 심장 이식 기술의 발명 이전에는 심장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한 사람당 하나씩 보편적으로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식 기술의 발명과 함께 그 기관은 갑자기 희소한 상품이 되었다.1
이 구절이 우연히 다시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요즘 난 집에 있는 책을 스캔하여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업체에 맡기고 싶었으나 그것이 불법 행위로 판정되어서 어쩔 수 없이 직접 책을 잘라 스캔하는 작업을 틈틈이 해오고 있었다. 책을 디지털 파일로 바꾸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바로 검색이다. 따라서 내가 찾던 구절의 핵심 단어를 검색하여 어렵지 않게 그 구절을 다시 찾아내었다. 물론 내가 예상했던 후보군 책 중 하나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더 간단했다.2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마다 책을 스캔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아예 전자책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더 늘어나서 새롭게 쌓이는 종이책보다는 디지털로 변환된 후 없어지는 책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전자책으로 전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 하나를 직접 체감하고 보니, 이 전환이 괜찮은 방법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제 더욱 박차를 가해 집에 있는 종이책 대부분을 하드디스크로 열심히 옮겨야겠다.
그나저나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던 저 구절을 찾아내니 속이 다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