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을 공부하다 보면, 질적 방법론과 양적 방법론을 구분해서 배우게 된다. 모든 사회학 연구를 두 가지 방법론으로 깔끔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두 가지 방법론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에서 크게 나뉠 수밖에 없다. 양적 방법론은 통계적 방법론에 근거한 엄밀함이 쉽게 이해될 수 있지만, 질적 방법론은 어떤 상태에 이르러야 연구의 엄밀성이 확보되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두 방법론이 추구하는 연구의 가치 지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음의 그림은 두 가지 연구방법론의 가치 지향 차이를 표 하나로 정리한 것이다.1
두 방법론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Validity와 Credibility라고 할 수 있다. 통계적 방법론은 데이터로부터 어떤 경향성을 밝히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여기에는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이 최대한 배제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개입할 곳도 별로 없다. 그러나 질적 방법론은 오히려 연구의 내용의 맥락과 중요한 요소들을 선명하게 부각하기 위해 연구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연구자의 개입이 무조건 배척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적절한 것이었으며 그로부터 이런 것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보고해야 한다. 이것이 모두 높은 수준의 Credibility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다. 연구자의 주관성이 개입되는 방식은 사례에 따라 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고, 연구자의 적절한 판단이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순간 정신 놓으면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에 십상이다.
양적 방법론만큼이나 질적 방법론도 많은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질적 방법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미천한 경험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진작에 더 열심히 해봤어야 했는데, 아쉽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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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다음의 논문에 실린 것을 일부 수정하여 재작성한 것이다. Katarina Hamberg, Eva Johansson, Gerd Lingren, and Goran Westman (1994) “Scientific Rigour in Qualiative Research: Examples from a Study of Women’s Health in Family Practice”, Family Practice, Vol. 11, No. 2, p.178. ↩